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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라 무덤의비밀 (넷플릭스 2020작)

기지갱 2024. 2. 8. 23:38

 

무덤에서 찾은 역사

바로 전에 쓴 "언노운 사라진피라미드" 의 프리퀄의 느낌이다. 나온 시기로 보면 시퀄이 맞지만 내가 본 순서대로 한다면 말이다. 사라진 피라미드편의 와지리 박사가 부바스테이온 지역에서 2018년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한 무덤을 발견해, 전세계 뉴스에 보도된적이 있다고 언급하고 넘어간 장면이 있었다. 그 보존상태가 굉장히 좋았다던 무덤이 이번에 리뷰할 "사카라 무덤의비밀" 에 나오는 '와흐티에'라는 고대이집트 고위층의 무덤이다. 누구도 손댄적 없는 4400년된 무덤이라니!  오랜시간 침략과 도굴, 자연적인 이유 등으로 원래의 모습을 갖춘 무덤은 찾기 정말 힘들다고 한다. 몇백년 전도 아닌 몇천년 전이니 그럴만도하다. 

 

와흐티에(Wahtye)는 누굴까?

고고학자들은 묘지를 찾고  조각품, 장식품 등을 발굴하는것 보다 그 안에 담긴 역사를 찾아내는데 더 큰 의의를 둔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덤 주인을 아는것이 중요한데 모든 정보가 상형문자로 기록되어 쉽지가 않다. 상형문자는 위에서 아래, 아래에서 위, 오른쪽에서 왼쪽, 왼쪽에서 오른쪽...말 그대로 들쑥날쑥 쓰여져있다. 이럴때 새를 찾는게 우선이라고한다. 새의 시선이 글이 쓰여진 방향이된다. 상형문자와 조각을 연구하는 박사들이 투입되었다. 그들은 무덤 주인이 '와흐티에'라는 이름을 쓰고 사제였을 것이라고했다. 당시 사제는 왕과 국민, 왕과 신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최고층 관리였다. "와흐티에 정화된 왕의 사제 신성한 영토의 감독자 신성한 배의 감독자 위대한 신과 함께 숭배 되었다" 는 글귀도 있었다. 묘실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해석했으니 조각들의 의미를 살펴볼 차례다. 조각에는 와흐티에와 그의 어머니, 아내, 네명의 자녀가 새겨져있다. 묘지 전체에 본인의 이름과 업적을 강조하고 본인의 모습을 새겨넣었는데 딱 하나의 조각에서 무언가 수정한듯한 흔적이 보였다. 이 부분에서 그에게 형제가 있음을 알아냈고, 아마도 형제의 무덤을 훔친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왔다. 형제의 흔적을 덮기위해 본인을 과하게 드러낸것 같다는 것이다. 아직 모든것은 가설이니 묘지안의 갱도를 파서 미라를 찾아야한다. 

from Netflix

사진처럼 묘지에 바로 관을 두지않고 갱도를 파서 그 안에 관을 내려 보관한다. 

네개의 갱도가 있고 그 안에서 어린아이들과 30대여성, 50대여성의 유골 그리고 마지막 갱도에서 와흐티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의 유골을 발견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화려한 무덤내부에 비해 관이 없거나, 소박한 나무관이고 미라화 시키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유골을 연구하는 박사가 투입되었다. 와흐티에의 유골에서 억세고 거친 근육의 흔적이 없는것으로 보아 고위층이 확실해 보였고, 4명의 자녀중 3명이 동시에 죽은것으로 추정했다. 어떻게 그 시기까지 알수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은자는 말이 없다'는 말은 이제 고쳐야할것 같다. 유골 하나에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니!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뼈가 부풀어 있었다는 것인데, 뼈는 피가 부족하면 부풀수 있다고 한다. 빈혈이 있었을수도 있지만 연구자들은 말라리아를 의심했다. 가족 대부분이 비슷한 시기에 죽은것으로 추정되고 관도 없이 급히 매장했으니 전염병일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가설이 입증되면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말라리아 기록이 될것이다 이는 후세의 기록과도 1천년 이상 차이나는 기록이다. 

믿음의 시작

from Netflix

이시스, 오시리스 라는 남매가 있었고, 오시리스는 세상을 지배하다 동생인 세트에게 살해당했다. 

세트는 오시리스를 산산조각내 이집트 전역에 뿌렸고, 이시스가 온 이집트땅을 떠돌며 수습해서 아마포(린넨)로 감싼게 미라만들기의 시작이 되었다. 마법사인 이시스가 오시리스를 부활시켰고 그 뒤 오시리스는 지하세계의 왕이되어 죽음과 부활의 신이 되었다. 

사카라(Saqqara)는 고대이집트인들이 만든 망자들을 위한 도시다. 지금은 모래바람이 이는 사막이지만 그 당시에는 비옥한 토지였을것으로 추정된다. 선조들을 좋은땅에 안치시키고 싶은 마음은 우리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보면 당연한것같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에 갈대밭 이라는 뜻의 '아아루'에서 영생을 보내길 바랐다. 아아루에 가려면 지하세계에서 시험을 거쳐야 했는데, 오시리스가 있는 재판정에 가장 중요한 시험이 치뤄진다. 42인의 판정단 앞에서 거짓말하지 않았다. 도둑질하지 않았다. 살인하지 않았다 등의 내용을 증명해야했고 시험이 끝나면 진실과 정의의 깃털과 망자의 심장을 저울질한다. 만약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우면 악어머리를한 악마의 먹이가 되어 소멸한다. 

어느 나라나 신화는 존재한다. 이런 신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가 생성되는것 같다. 고대 이집트 신화는 이집트인들에게 사후세계라는 믿음을 주었고 현생에서 사후세계를 준비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현생을 사랑해서 내세에서도 같은 삶을 살길 바란걸까, 아니면 현생보다 내세에 대한 기대가 컸던걸까

사카라지역이 발굴된건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를이어 발굴작업을 하는만큼 이집트인들에게 이 일은 삶의 일부인것 같다. 앞으로 남은 70%도 대를 이어 계속 해 나갈것 같다. 그러다보면 미지의 세계 같은 그들의 믿음과 생활방식들을 더 자세히 알게되지 않을까? 와흐티에 묘지 발굴단의 담당자는 이 일을 와흐티에와 발굴단의 합작이라고 말하며, 아마도 와흐티에가 본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줘서 고맙다고 할것 같다고한다. 이 말을 들으니 나도 어쩌면 역사가 우리에게 잊지말아달라고 말을 거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