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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째주의 문화생활 (그라운드시소 성수)

기지갱 2024. 4. 11. 17:26

 

오늘의전시

술을 거의 안마시는 나에게 친구와의 데이트는 항상 같은패턴이다.

맛집에가고, 쇼핑도조금 해주고, 예쁜 카페에 찾아가는것

이번엔 전시를 추가했다. 성수는 너무 멀어서 고민했지만 지금 하고있는 전시들중 가장 흥미로워보였다.

초현실주의라...어린이대공원 역에서 성수 토박이인 언니를 만나 쫄래쫄래 따라가다보니 그라운드시소가 나왔다. 

 

유토피아: 노웨어, 나우히어

티켓을 따로 예매하고가지 않아서 현장구매를했다. 언니랑 내꺼, 한 사람당 15,000원! 

티켓에는 QR코드가 찍혀서 나오는데 들어가는 입구에서 저렇게 QR을인식하고 몇가지 질문에 답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란?" 과 같은.... 질문이 세개정도밖에 안되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튼 질문에 답을하고나면 또 티켓한장이 출력된다. 끝날때까지 잘 갖고있기로하고 입장!

미지의세계로 떠나는 정거장

뭔가 라라랜드가 생각난다. 미지의세계가 저런 모습이라면 나는 안갈란다....

SF영화를 볼때나 저런 이미지를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끝없는 어둠과, 끝모르는 무한한 공간이 주는 적막감이 너무 무섭다. 전시관을 처음 들어가면 만나게되는 이미지인데,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정거장이라고나오고 저 두사람은 새신랑,신부같았다. 사랑하는사람과 떠나는 미지의세계? 아무리 그래도 나는 안갈래....

 

챕터 라고해야하나 아무튼 다른세상의 유토피아로 넘어갈때마다 저렇게 안내문이 나온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저 글들이 더 좋았다. 그래서 이렇게 다 찍어뒀는데 찍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멀리 떠나온것일까요 아니면 어디론가 돌아가고있는걸까요?"  - 우리는 떠나온게 맞고 돌아가는것도 맞는거같다. 빈손으로 떠났고 빈손으로 돌아가겠지만 그 여정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친구와 걷고, 누군가는 연인, 가족의 손을 잡고 걷고있네요. 달빛이 사막 곳곳의 발자국을 비추고있어요. 다들 자신만의 '그곳'을 향해 가는걸까요? 고된 여정이지만 여기엔 우리뿐만이 아니었네요"  우리 모두 알게 모르게 누군가와 함께 걷고있는거같다. 이 길이 고되다고 느껴져도 혼자가 아니니까 또 걸어봐야지

"그래도 멈추지 마세요 계속 걸어나가며 눈앞의 환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세요, 무너저 내리는 것은 다시 쌓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무한하다 생각했던 혼란에는 끝이 있으며, 환상의 이면에 진실이 있으니까요" - 멈춘다는것은 포기인거같다. 그래서 멈추지 말아야한다. 무한하다 생각했던 혼란에도 끝이있다니.... 위안이 되는 말이다. 지금 나의 혼란도 끝이 있겠지! 그리고 다른 혼란이 온다고해도 열심히 살다보면 또 이겨내고, 또 이겨내겠지 

그리고 작품을들 따라 걸으며 보라색방에 도착했다. 파스텔톤의 연보라색이 주는 유년기의 솜사탕같은 기억들

"마음 깊은곳 어디선가, 유년기를 함께 보냈던 솜인형들이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나아가라고, 이 앞에 우리가 그리워하던 세계가 있다고요." - 내인생 가장 완벽한 3부작영화는 토이스토리다. (4부가 나온거 알지만 그래도 나에겐 3부작이다....그렇게 믿자) 대학생이 된 앤디가 장난감들을 보내며 인사하던 그 마지막장면이 생각난다. 왜인지 나의 장난감들도 나를 그렇게 응원해줄거같다. 어른이 되어 장난감이 필요없어지고 우주를 걷고 사막을 걸어도 계속 나아가라고.

 

마침내 안식

전시의 끝자락에 와서야 유토피아에 도착했다.

유토피아란 찾아내기도, 도달하기도 어려운곳 그러나 우리의 마음 깊은곳에 뿌리내리고 있던 그리운세계

"발에 닾는 푹신한 감촉과, 코끝을 스치는 풀 냄새가 우리에게 말해주네요. 이곳은 우리가 살았던 적도 없으면서 그리워했던 그곳이라고. 그리고 고개를 들며 당신은 또다시 알게됩니다. 우리는 여기에 영원히 머물 수 없지만, 이곳에 대한 기억은 영원할 것임을요" -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있듯, 유토피아에 도달했다고해서 영원히 머물수만은 없다. 그 기억을 갖고 또 나아가고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힘을 내보는거지

 

이런 글들이 없이 작품들만 보았다면 그저 예쁘고 신기한 기법에 잠시 마음을 빼앗겼을것 같다.

그래서 요즘 책을 읽다 혼자 작가의 필력에 감탄에서 밑줄을 긋게되나보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입구에서 만났던 두꺼운 386컴퓨터를 다시 만나게된다. (386아시나요?)

 

입장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유토피아에 대한 색과 이미지를 체크하고

퇴장하면서는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부분들을 체크하는건데, 완벽한 No Matching! 

나는 모순덩어리였나보다.  나는 꽃밭을 좋아하는데 막상 집 이미지에 끌렸고, 희망보단 동심!? (동심이 곧 희망아닌가요?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이라고요~ 하지만 난 어린이가 아니지....) pink보단 puple...허허

그래서 보라색방이 가장 인상깊었나보다.

우주정거장보다 나에게 더 유토피아같았던 알록달록 포근한색의 동네 그리고 너무 귀여운 날으는 거북이.

 

그동안 다녔던 전시는 기록을 하나도 안해놔서 막상 기억이 안나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잘~ 기록해둬야겠다.

하고나니까 전시가 더 잘 이해되는거같고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무리는 언니의 최애 쌀국수집  "벱" 해가 지니 날이 쌀쌀해졌는데 뜨끈한 국물들어가니 2만보 걸었던 피로가 싸악~ 풀렸다.  혹시.... 여기가 나의 유토피아인가? 

2024.4.6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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